얼마 전 한 토론프로그램에서 이재명 시장과 전원책 변호사가 실효세율이 11%가 맞니 16%가 맞니하며 싸우는 모습을 보았다. 세무를 업으로 하는 사람으로서 이 사람들이 실효세율에 대해 얼마나 알고 그렇게 각을 세우며 싸우는지 궁금했다. 마치 초등학생 둘이 사자와 호랑이가 싸우면 누가 이기는지 말싸움을 하는 것과 비슷해 보였다. 두 패널 다 어떤 통계기관에서 낸 자료를 깊은 분석 없이 단순 기억해 놓았다가 자신들의 정치적 주장을 포장할 재료로 사용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 

나는 실효세율이 11%인지 16%인지 알아보지도 않았다. 이 글은 두 실효세율 중 무엇이 맞는지 확인하는 글이 아니다. 이 글은 실효세율이 법인세율 인상 혹은 인하의 근거로 사용될 수 있는 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글이다.

"실효 세율"은 대한민국 세법에 단 한번도 나타나지 않는 단어이다. 그래서 정확한 공식도 정해져 있지 않다. 이는 세액을 계산할 때 사용하는 세율이 아닌 사후적으로 총소득에 대해 납부한 세액이 어느 정도인지를 측정할 때 사용하는 수치이다.  주로 재무회계나 관리회계 분야에서 회사의 외부 이해관계자가 회사의 가치를 평가하거나 경영진의 내부의사결정에 참고된다. 일반적으로 실효세율이 낮으면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실효세율이 높으면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지난 토론에서는 이를 법인세율 인상이 옮은지 판단 기준으로 사용되었다. 법인세 인상의 근거로 실효세율이 참고가 될 수는 있겠지만 실효세율만 가지고 대한민국의 법인세율의 높낮이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된다.

우선 법인세법의 계산 구조를 간단히 살펴보자. 앞에서 언급하였지만 실효 세율의 공식은 명확하게 정의되어 있지 않으니 가장 합리적인 방식인 법인세법상소득 중 산출세액의 비율로 가정하겠다.

법인세 산출구조 : (법인세법상 소득 - 소득공제) x *한계세율 - 세액공제 = 산출세액

실효세율 = 산출세액/법인세법상소득

*한계세율 (=입법 세율)_법인세법 제55조

 과세표준(=법인세법상 소득-소득공제)

 세율

 2억원 이하

 10%

 2억원 초과 200억원 이하

 2천만원 +(2억원을 초과하는 금액의 20%)

 200억원 초과

 39억8천만원 +(200억원을 초과하는 금액의 22%)

위 공식을 살펴보면 실효세율은 회사가 얼마나 많은 소득공제와 세액공제를 받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소득공제와 세액공제를 최대화한다면 실효세율을 최소화 된다. 따라서 실효세율은 회사의 경영정책이 대한민국의 세제정책의도와 얼마나 부합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법인의 소득공제와 세액공제는 모두 법인세법과 조세특례제한법에 규정되어 있는데 대부분 연구개발 투자, 설비투자 및 직원 고용에 대한 지출에 대한 보상 성격이다.

같은 소득을 가진 회사라도 투자와 고용에 지출을 많이 한 회사라면 산출세액은 낮아지고 실효세율 또한 낮아지게 된다. 투자와 고용에 힘쓰는 회사는 직접 내는 세금은 적을 지 몰라도 우리사회에 여러가지로 긍정적인 효과를 가지고 온다. 그 투자와 고용으로 인해 창출되는 사회적 효익은 실효세율이 높은, 즉 더 많은 세액을 납부하는 다른 회사가 창출하는 그것보다 훨씬 클 확율이 높다.  

이렇게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 회사에 실효세율이 낮다는 이유로 법인세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면 굉장히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물론 대한민국의 대기업이 이런 고용과 투자에 적극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는 과연 실효세율의 높고 낮음이 법인세율을 인상하자는 주장에 적절한 근거가 되는지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단순히 실효세율이 낮다는 이유로 법인세율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복잡한 문제에 너무 단순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마치 군 의무대에서 뇌종양이 있는 병사에게 아스피린을 처방해주는 꼴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 대한민국의 법인세 인상의 당위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실효세율과 함께 한계(입법)세율, 소득공제 및 세액공제의 성격을 포괄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즉, 실효세율이 낮더라도 한계세율이 충분히 높고 소득공제 및 세액공제의 성격이 고용 및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조항 등으로 사회에 효익을 가져오는 방향으로 설정되어 있다면 낮은 실효세율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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